우 성 ( 偶 成 )/ 주 희
少年易老學難成(소년이로/학난성)이니 소년은 늙기 쉽고 학문은 이루기 어려우니
一寸光陰不可輕(일촌광음/불가경)이라 짧은 시간도 가벼이 여기지 말라
未覺池塘春草夢(미각지당/춘초몽)한데 연못가의 봄풀은 아직 꿈에서 깨지 못했는데
階前梧葉已秋聲(계전오엽/이추성)이라 섬돌앞의 오동잎은 이미 가을 소리를 내누나
[자구 풀이]
易 쉬울 이 學 배울 학 難 어려울 난 陰 그늘 음 輕 가벼울 경 覺 깨달을 각 池 못 지
塘 못 당 夢 꿈 몽 階 섬돌 계 梧 오동나무 오 葉 잎 엽 已 이미 이 聲 소리 성
一 寸 - 한 마디, 아주 짧음 光陰 - 빛과 그늘, 곧 시간이나 세월
春草夢 - 봄에 풀이 돋아나 그 아름다운 꿈에 취해 있음
已秋聲 - 이미 가을이 되어 잎이 떨어지는 소리가 남
[삼도헌과 함께 맛보기]
주자의 이 시는 제목에서 우연히 이루었다고 했지만 내용상 권학의 시로 많이 알려진 시이다. 소년은 늙기 쉽고 학문은 이루기가 어렵다. 또한 시간은 흐르는 물과 같이 빨리 지나가는 것이니 일초 일분의 시간도 허송하지 말고 아껴서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농사철을 놓쳐버리면 일년 농사를 버리는 것처럼 배움의 시기가 왔을 때 그 시기를 놓쳐버리면 그 시기는 다시 오지 않는 법이다. 늦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시기이니 지금 다가온 시기를 호기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 공부하면 소망하는 바를 이룰 것이다. 연못가에서 봄꿈을 깨기도 전에 벌써 가을이 온다는 표현대로 화살같이 빠른 것이 세월이다. 우리는 지금 이 시간도 촌음을 아껴 부지런히 배워야 할 것이다. 생이 있는 한 배움은 끝이 없으니까...
[주자(朱子, 1130-1200)]
자는 원회(元晦), 중회(仲晦). 호는 회암(晦庵), 운곡산인(雲谷山人). 이름은 희(熹). 중국 푸젠성[福建省] 우계(尤溪) 출생. 주자는 이곳에서 14세 때 아버지가 죽자 호적계(胡籍溪), 유백수(劉白水) 등을 사사하면서 불교와 노자의 학문에도 흥미를 가졌으나, 24세 때 이연평(李延平)을 만나 사숙(私淑)하면서 유학에 복귀하여 그의 정통을 계승 하게 되었다. 그는 19세에 진사시에 급제하여 71세에 생애를 마칠 때까지 여러 관직을 거쳤으나, 약 9년 정도만 현직에 근무하였을 뿐, 그 밖의 관직은 학자에 대한 일종의 예우로서 반드시 현지에 부임할 필요가 없는 명목상의 관직이었기 때문에 학문에 전념할 수 있었다. 만년에는 권신의 미움을 사 그의 학문이 위학(僞學)이라 하여 많은 박해를 받았으며, 해금(解禁)이 되기 전에 죽었다. 저서는 문인과의 평생문답을 수록한 여정덕(黎靖德) 편찬의《주자어류(朱子語類)》140권 등이 있다.
출처: 서예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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