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시

題西林壁 (제서임벽) /蘇軾(소식)

예성 예준 아빠 2010. 5. 2. 20:55

題西林壁 (제서임벽)   /蘇軾(소식)


橫看成嶺側成峰하여   <횡간성령측성봉>하여

遠近高低各不同이라   <원근고저각불동>이라
不識廬山眞面目하니   <부식여산진면목>하니

只緣身在此山中이라   <지연신재차산중>이라

 

 

 

가로로 보면 산마루요 옆으로 보면 봉우리라
원근고저 보는 곳 따라 제각각 다르네.
여산의 진면목을 모르는 것은
다만 이 몸이 이 산 안에 있기 때문.

 

蘇軾(소식 : 1037-1101) : 중국 송(宋)나라의 문장가. 자는 자첨(子瞻). 시문서화(詩文書畵)에 모두 뛰어남.


題(--에 쓰다. 시를 짓다)
橫看 가로로 죽 멀리서 보면 看(눈위에 손을 대고 멀리봄)
嶺 (연이은 산 산마루 산맥) 側(근처에서 가까운데서)
峰 (봉우리, 치솟은 산봉우리)
緣 (인연하다. --- 때문이다. ----에 연유하다)

이 시는 일종의 산수시(山水詩)이다. 그러나 단순히 산수의 경치만 읊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깊은 철리(哲理)를 담고 있기도 하다. 천태만상 여산의 모습은 멀리서 볼 때, 보는 자리에 따라 다 각기 다르게 들러난다. 여산의 일면들이다. 그래서 시적 화자는 산 속에 있으면서 그 산의 진면목을 알지 못한다고 한 것이지만, 그러나 '알지 못한다'고 한 그 표현에서 도리어 '여산의 진면목'이 느껴진다.

 

이시의 속뜻에는 사물의 본질은 사람의 시각에 따라 달라진다. 진리의 본질을 주관에 사로잡이면 헤아리기 어렵다.

송(宋)나라의 대문장가 소동파(蘇東坡·1037~1101년)가 빼어난 경치로 유명한 여산(廬山·장시성에 있는 해발 1,474m의 산으로 3면이 강으로 둘러싸여 있다)을 찾았다. 워낙 빼어나 도저히 시를 쓸 수 없다고 고개를 젓던 소동파가 현지 문인들의 간곡한 청을 받아들여 고심끝에 써낸 작품이 바로 ‘제서림벽(題西林壁)’이라는 시다.

‘옆에서 보니 고개, 다른 쪽에서 보면 봉우리(橫看成령側成峰), 멀리서 보고 가까이 보아도 산은 그 때마다 모양새가 다르네(遠近高低各不同). 여산의 진면목을 알 수 없으니(不識廬山眞面目), 단지 이 몸이 이 산 속에 있을 뿐이네(只緣身在此山中).’

‘여산의 진면목을 알 수가 없다’는 구절로 유명한 이시는 속 모를 중국사람들을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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