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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기 자녀 훈계는 약효없어

예성 예준 아빠 2010. 5. 25. 08:15

청소년기 자녀 훈계는 약효없어

 

 

자던 아이도 다시 본다는 10대 자녀를 둔 부모들 가운데 상당수는 갑작스럽게 변한 아이 때문에 마음을 졸일 것이다. 10대 문제가 여기저기서 보도돼도 설마 내 아이가… 하고 방심하던 부모들이 막상 자신의 자녀의 반항에 맞닥뜨리면 어쩔 줄 몰라하며 자녀를 바로잡아 보려다가 오히려 자녀의 잘못된 행동을 부채질하거나 자녀와의 관계를 악화시키는 경우를 종종 접하게 된다.
자식을 위해 여느 부모들처럼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했고, 자식 뒷바라지하는 데에 온갖 정성을 다했다는 어머니들이 하소연하시는 이야기는 대략 이렇다. “어릴때는 참 말 잘듣고 똑똑한 아이였는데, 사춘기 무렵부터 조금 이상해지더니 점점 걷잡을 수 없이 비뚤어지게 나가고 있다. 타일러도 보고, 애원도 해보았지만 아무 소용이 없다. 저대로 놔두었다간 큰 일 나겠는데,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그런데 어머니들이 어찌 해야겠냐고 물어오는 것에 대한 대답이 바로 어머니들의 이야기 속에 어느 정도 담겨 있다.

어릴 때에는 부모에 대한 의존이 절대적이고, 부모의 칭찬이 감로수 같아서 자녀는 부모가 원하는 방향으로 행동한다. 그러나 청소년기에는 부모로부터 점차 독립을 추구해 가는 시기이므로 전과는 다르게 조금 이상해지는 것이 당연하다. 독립된 성인으로 성장하기 위해 점차 부모의 슬하를 떠나야 하는 `심리적 이유'의 시기가 온 것이다. 아기의 성장속도가 빨라져서 어머니의 젖만으로는 영양을 충당하기 어려울 때 자연스럽게 이유의 시기가 다가오는 것과 같은 이치다. 사랑스럽다고 언제까지나 젖을 먹일 수는 없는 것과 같이, 진정으로 자녀가 제 앞길을 가릴 수 있는 똑똑한 사람이 되기를 원한다면 부모도 자녀들이 더 이상 말 잘 듣기를 요구하지 말고 스스로 판단하고 실천하도록 격려해야 한다.

또 청소년기 자녀들이 걷잡을 수 없이 위태로워 보이는 것은 흔히 제발로 처음 걸음을 떼었을 때의 비틀거림에 비유할 수 있다. 결국 비틀거리다가 넘어지기도 하고 무릎도 깨져 보면서 능숙하게 걷고 마침내는 달리기까지 할 수 있게 되는 것처럼 청소년기 자녀들도 어느 정도의 방황을 거쳐야만 홀로서기를 할 수 있다. 그러니 이미 약효 없음을 확인한 훈계와 설득 대신 차라리 진지하게 들어주는 자세로, `네가 어디 있든 나는 항상 너를 믿고 기다린다'는 마음을 전달하는 것으로 이 시기를 함께 극복하는 것이 필요하다.
강완숙/한국가족상담교육연구소 사무국장·아동가족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