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과 한약
자식을 가져 대를 잇게 하려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한의학에서는 사람이 사는 길은 자식을 구하려는 데서 시작된다고 할 정도로 중시하였다. 그래서 남자는 양기를 북돋워 주고, 여자는 자궁을 따뜻하게 하여 수태를 도와주는 의술이 발달했다.
어렵게 임신하더라도 열 달 동안 수많은 고비가 있다. 임신 중에 입덧을 비롯하여 어지럼증, 자궁출혈, 아랫배나 허리가 아픈 증상이 발생하고 심하면 임신이 중절된다. 이처럼 위험한 고비를 넘기고, 순산할 때까지 잘 관리해주는 것이 한의학의 몫이다.
합성신약이 넘쳐나는 요즘 임신 중 약물복용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그러나 한약은 예외다. 초근목피가 위주인 자연산물이기 때문이다. 체질에 맞추어 쓰면 식탁위의 나물보다 안전하다. 물론 책임 있는 한의사의 처방이 필수적이다.
미국 FDA는 임신 중 사용약물의 위험도에 따라 A, B, C, D, X의 5단계로 분류한다. 한의학에서는 예로부터 임신 중 사용 가능 약물, 조심해서 사용해야 할 약물, 금해야 할 약물 등 3단계로 분류해서 사용해왔다.
임신 중에 감기가 들어 아무 약도 못쓰고, 고생하다가 합병증으로 산모와 태아가 모두 해를 입는 경우를 흔히 본다. 이럴 때는 초기에 한방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그 외에도 임신 중 질병치료에 한약이 유일하고도 고마운 해결책이 되는 경우가 많다. 난산이 염려되거나 출산시 고통을 경감하고, 순산을 유도하는 데는 달생산이나 불수산이 좋다.
무해한 한약이라도 태아에 미치는 영향이나 부작용이 없는지 검증할 필요가 있다. 한의대나 한방병원에서 임신 중에 치료목적으로 한약을 복용한 환자의 실태조사와 함께 연구를 많이 하고 있다. 최근 모 한의대의 부인과교실과 내과교실이 연합하여 출산 후까지 추적조사를 한 논문을 발표했다.
그 결과 기형발생은 한 건도 없었고, 만족도는 5점 만점에 평균 3.4였다. 만족도를 세분해보면 입덧에서 2.6점, 기혈이 허약한 경우는 2.7점, 요통환자군은 3.7점이 나왔다. '다음에 임신하더라도 한방치료를 하겠다'와 '다른 사람에게도 권유하겠다'는 의견이 높게 나타났다. 어느 정도 한약의 안전성과 치료효과를 확인한 셈이다.
여성의 경제활동과 함께 결혼이 늦어지면서 고령출산이 늘어간다. 각종 스트레스와 환경오염에 시달릴 가능성도 높아진다. 따라서 임신 중 질병가능성이 높아지고, 약물을 복용하는 기회 역시 늘어가고 있다. 임신 중 한약복용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하고 인식을 전환시켜 나가야할 시점이다.
박종현 제생한의원장·한의학박사
영남일보 2009-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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