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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호텔에 맞서 변신 거듭하는 모텔 업계

예성 예준 아빠 2009. 1. 9. 20:25
비즈니스호텔에 맞서 변신 거듭하는 모텔 업계
모텔은 잠자는 곳? 우린 게임하고 파티하러 간다!

외국계 중저가 비즈니스호텔의 약진에 맞서 모텔도 살아남기 위한 변신을 계속하고 있다.
잠재 고객층이라고 할 수 있는 대학생 등 젊은층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을 부쩍 강화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연말연시에는 잠자는 곳에서 탈피해 송년회 특수를 노린 송년 파티장으로 변신하기도 한다.
지난해 서울 영등포의 한 모텔에서 친구들과 함께 송년파티를 했다는 황미림(23·대학생)씨는 “모텔에서 연말 파티를 하는 것만큼 추억에 남는 휴가도 없는 것 같다”며 “이번 연말에도 모텔을 이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모텔=어둡고 음침한 불륜의 공간’이라는 고정관념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PC방보다 시설 좋고 가격도 부담 없고”
대학생 등 젊은층엔 ‘게임방’으로도 인기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에 있는 이젠(ezen)모텔은 자는 곳이 아닌 노는 곳이다.
이 모텔은 최근 한창 유행하고 있는 닌텐도사의 게임기 ‘위(wii)’를 일부 객실에 비치했다.
TV에 연결해 리모컨으로 조작하는 위는 골프, 요가 등 전신 사용 운동을 게임으로 즐길 수 있는 게임기다.
특히 상대적으로 게임에 익숙한 대학생에게 반응이 좋다는 후문이다.
이 모텔의 직원은 “낮에 이곳을 찾는 젊은층 고객의 경우 10명 중 7명꼴로 ‘위’를 즐기러 온다”며 “40개 객실에 게임기는 아직 15대 정도밖에 준비돼 있지 않아 게임을 하기 위해 예약을 하는 고객까지 있을 정도”라고 했다.
비용은 2인 기준 2만5000원으로 일반 게임방이나 위 전용 게임방(시간당 3000~5000원)보다 상대적으로 비싸지만 경쟁력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 모텔의 한 직원은 “평일 오전 12시 이전에 입실하면 6시간 동안 게임을 즐기고 쉴 수 있다”며 “일반 PC방보다 여건도 좋고 시간 대비 가격을 계산해 봐도 훨씬 더 경제적”이라고 했다.
이 직원은 “게임방이나 DVD방과 경쟁해도 승산이 있다”고 주장했다.
모텔을 찾는 사람들의 반응도 괜찮은 편이다.
위 게임을 즐기기 위해 이 모텔을 찾았다는 조모(경희대 3년)씨는 “대실 손님들이 게임기를 다 쓰고 있어서 밤 9시부터 2시간 동안 기다려 11시경에야 게임기를 겨우 건네 받았다”며 “시설도 깨끗하고 공간도 넓어서 게임을 즐기기에 좋았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는 “위 게임을 하기 위해 한 달에 3 번 정도 모텔을 찾는다”고 했다.

개별 수영장·당구대·사이키 조명 갖춘 스테이지까지
호텔 뺨치는 시설… 화보·방송국 촬영장소로도 각광

심지어 객실 안에 당구대와 수영장이 설치되어 있는 모텔도 있다.
인천 남동구에 있는 파이모텔은 객실에 당구대를 설치했다. 이 객실을 빌리는 데 드는 비용은 12만원이지만 객실을 이용하는 젊은층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게 모텔 측의 설명이다.
이 모텔 총지배인은 “파티룸으로 꾸며진 객실에 이벤트성으로 당구대를 마련해 손님들이 더 즐겁게 이용할 수 있게 했다”며 “다른 방보다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예약률이 가장 높은 객실”이라고 했다.
경기도 수원의 메이트호텔은 객실 안에 간이 수영장(2m×4m)을 설치했다.
상호는 호텔이지만 보건복지가족부 감독을 받는 엄연한 모텔이다. 메이트호텔의 관계자는 “호텔이 다채로운 문화체험 공간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월풀욕조를 비롯해 사우나, 노래방 시설과 함께 간이 수영장을 들여놓았다”고 했다.
이 모텔은 ‘수영장이 있는 모텔’로 소문이 나면서 모 방송국의 유명 오락프로그램 등 각종 TV프로그램과 영화·화보 촬영 장소가 되기도 했다.
수영장이 포함된 방의 하룻밤 숙박비는 일요일과 주중에는 25만원, 토요일에는 35만원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 의정부에 있는 엘리호텔에는 각종 특별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객실이 마련돼 있다.
오토바이와 감옥, 스테이지와 사이키 조명을 갖춘 나이트방과 같은 특색 있는 객실을 마련한 것.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20~30대 젊은층을 대상으로 한 특별 놀이공간을 제공한다는 의미에서 설치된 것들이다.
이 모텔의 최유진 파트장은 “이 정도 시설투자면 향후 리모델링에 들어가는 비용만 10억원 이상 된다”며 “숙박업체가 나날이 늘어가는 가운데 차별성을 갖기 위해 독특한 시설과 서비스를 마련하게 됐다”고 했다.

화려한 장식·와인서비스·다양한 이벤트…
오붓한 연말연시 파티 장소로도 예약 늘어

특히 거리에 캐럴송이 울려퍼지는 연말연시에는 송년 파티장으로 변신한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독립 공간을 제공한다는 것이 장점으로 거론된다. 실제 인천 부평구에 있는 박스도로시 모텔은 최상층인 5층에 펜트하우스 형태의 전문 파티룸까지 구비했다.
객실마다 42인치 PDP TV와 월풀욕조가 설치되어 있는 것은 물론이고 10개에 달하는 5층 전체 객실을 구슬 장식 커튼과 인형 등의 소품을 사용해 장식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각종 무료 이벤트도 내건 상태다.
시설에 비하면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인원에 관계없이 특실은 주중 10만원, 주말 12만원가량을 지불하면 밤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12시까지 연말 파티를 즐길 수 있다.
체인 형태인 이 모텔은 인천 부평점을 시작으로 2009년에는 충북 충주와 경기도 하남에도 추가점포를 열 계획이다.
이 모텔의 김형진 대리는 “모텔을 처음 기획할 때부터 20~30대 여성을 위한 멀티플렉스 구축을 노리고 준비했다”며 “섬세하고 감각적인 인테리어가 입소문을 타면서 고객이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생 최모(22·수원여대)양은 “친구들끼리 연말파티를 하기 위해 인터넷으로 이곳저곳 알아보다 여기 사진을 보고 예쁘게 꾸며져 있는 펜션 같은 느낌이라 오게 됐다”며 “가격도 호텔보다 저렴하고 추가비용을 내면 와인도 제공받을 수 있는 등 서비스도 특급호텔 못지않게 훌륭했다”고 말했다.

대학가에서 초고속 인터넷·무선랜은 기본
공모전·그룹과제 학생 위한 빔프로젝터까지

서울지역 대학가를 중심으로 ‘공부방’으로 전용되는 모텔도 늘고 있다.
객실마다 초고속 인터넷과 최신형 컴퓨터가 2대씩 구비되어 있어 3~4명이 한데 모여 밤을 새워 조별 과제나 공모전을 준비하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서울 종로구 관수동에 있는 쉴모텔은 5만원(2인 기준)가량을 지불하면 밤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12시까지 빔프로젝터가 설치된 객실을 사용할 수 있어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다.
특히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회원으로 가입하면 1만원 가량을 할인해주는 쿠폰도 쉽게 구할 수 있어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대학생들에게 인기라는 후문이다.


지난 학기 모텔에서 그룹과제를 해결했다는 대학생 채모(여·23)씨는 “혼자 시험을 보는 과목이면 도서관이나 열람실에서 밤새 공부만 하면 되지만 3~4명이 함께 만들어 내는 과제는 끊임없이 의견충돌이 일어난다”며 “모텔을 이용하면 과제를 제출하기 전날까지 조원들끼리 모여 밤새 컴퓨터를 이용하고 쪽잠이라도 편히 잘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업원 없는 무인(無人)형 모텔도 등장
체크인부터 아웃까지 아무도 안 만나게

일본에서나 볼 수 있었던 ‘무인(無人)형 모텔’도 한국에 등장했다.
경기도 수원에 있는 조아텔은 무인 자동화시스템을 적용해 종업원을 최소화한 무인형 모텔을 구현했다. 호텔을 찾는 사람을 비즈니스 목적과 레저 목적으로 구분해 비즈니스 고객은 기존 방식대로 프런트를 이용하게 하고 레저고객은 무인 시스템을 이용하게 하는 방식이다.
무인시스템을 이용하는 레저 고객들은 종업원의 안내 없이 로비에 설치된 메뉴판을 통해 직접 객실타입을 선택할 수 있고 칫솔, 면도기와 같은 물건들은 객실 안에 비치된 자동판매기를 통해 구입할 수 있다.
또 객실 안에서 24시간 원하는 영화를 마음대로 골라 볼 수 있고, 숙박료는 객실 안에 있는 자동정산기를 통해 신용카드로 결제할 수 있다.
특히 영어, 중국어, 일어 등 다국어 안내 시스템도 갖추고 있어 외국인에게도 인기가 높다는 후문이다. 무인형 모텔은 점주 입장에선 인건비를 줄일 수 있어 서울은 물론 수원, 청주, 대구 등 지방 대도시를 중심으로 확산추세에 있다.


모텔 전문사이트 급증, 회원 50만명 넘는 곳도
정보 나누고 예약 서비스, 모텔 소개 잡지도 발행

모텔이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다 보니 모텔을 평가하는 인터넷 사이트도 늘고 있다. 대부분 모텔 이용자가 사용후기를 올려 모텔들을 비교하는 정보를 나누는 곳이다.
‘모텔가이드(www.mtguide.com)’ ‘야놀자닷컴(www.yanolja.com)’ ‘호텔365(www.hotel365.co.kr)’ 등이 대표적이다.
모텔들도 ‘입소문 마케팅’의 위력을 실감한 터라 사이트에 20~30%의 할인 혜택과 예약 서비스, 각종 이벤트를 할 수 있는 쿠폰을 제공하기도 한다.
의정부 엘리호텔의 최유진 파트장은 “야놀자닷컴과 같은 인터넷 예약 사이트를 통해 들어오는 고객들이 대다수”라고 말했다.
특히 대형 포털사이트 카페에서 시작해 2007년 독립 사이트로 전환한 ‘야놀자닷컴’의 회원 수는 무려 50만명이다. 이 회사 기획팀의 장석하 파트장은 “해를 거듭할수록 회원 수가 늘어나고 있다”며 “모텔 문화가 점점 양지화되면서 앞으로 전망도 밝다”고 말했다.
이 사이트에서는 최근 모텔 가격, 위치, 데이트 코스 등이 담긴 오프라인 잡지도 발간했다. 장석하 파트장은 “지난 12월 초 서울 신촌과 강남 일대에서 직원들이 잡지를 무료로 배포했는데 초판 6000부가 순식간에 동이 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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