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시

김부식 선생의 5언율(律)시

예성 예준 아빠 2010. 6. 21. 22:57

김부식 선생의 5언율(律)시

 

오늘 소개하는 시는 고려시대
삼국사기의 저자로 유명한
김부식선생의 5언율(律)시 한편입니다.


俗客不到處 (속객부도처)

登臨意思淸 (등림의사청)

山形秋更好 (산형추갱호)

江色夜猶明 (강색야유명)

白鳥高飛盡 (백조고비진)

孤帆獨去輕 (고범독거경)

自慚蝸角上 (자참와각상)

半世覓功名 (반세멱공명)


속된 사람이 오지 않는 곳,

올라와 바라보면 마음 트인다.

산의 모습은 가을에 더욱 좋고,

강물 빛갈은 밤에도 밝다.

흰 물새는 높이 날아 사라지고,

외로운 배는 홀로 가기 가볍네.

부끄러워라..달팽이 뿔위에서,

반평생 동안 공명을 찾아 허덕였구나.




(후 기)

지은이는 고려조 인종, 의종때의
名臣(명신) 金富軾(김부식)선생이다.
문하시중이라는 높은 관직을 역임하고,
저 유명한 三國史記(삼국사기)를
지은 분으로서 시호는 文烈公(문열공).

명문가 출신으로 당대의 석학이자
정치적으로도 크게 성공한 분이다.

당시에 西京(지금의 평양)을 중심으로 일어난
妙淸(묘청)의 난을 앞장서서 진압하여
왕조에 끼친 영향력도 지대하였음.

다만 역사의 평가는 시대에 따라서
그 관점을 달리 하기도 한다.

예컨데 중국에 대한 사대주의 사관의
토대위에서, 삼국사기를 저술하여
민족의 자존심과 주체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남긴 아쉬움이 있다는 견해가 있다.

특히 稱帝(칭제)와 建元(건원)을 주창하며
중국에 대해 민족 자존과 주체세력임을 표방하고,
당시의 조정에 맞선 묘청의 난을 진압하여,
이후의 역사의 물줄기를 사대주의 일변도로
흐르게 하였다는 비판도 있다.

그럼에도 시인은 당세를 주름잡은
뛰어난 인물임에 틀림 없다.

위의 시는 시인이 많은 것을 성취하며 달려 온
자신의 삶을 회고하면서, 앙금처럼 남는 아쉬움과
회한을 진솔하게 표현한 名詩로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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