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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왕국’이 ‘성범죄 왕국’ 만들어

예성 예준 아빠 2010. 4. 8. 14:52

‘인터넷 왕국’이 ‘성범죄 왕국’ 만들어

10대 성폭력 원인과 대책… 입시 스트레스 풀곳 없어 일탈행위로 이어져
성교육 미비·솜방망이 처벌이 재범 늘려
“지도·처벌 병행하는 독일식 정책 도입해야”

 

박란희 기자 rhpark@chosun.com
입력 : 2007.04.09 00:31

 

미국·일본 등과 달리, 왜 우리나라에선 10대 성범죄가 폭증세를 보일까?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10대들이 인터넷을 통해 너무 일찍 쉽게 성(性)을 접하고’, ‘공부와 입시 스트레스를 해소할 돌파구가 없고’, ‘현행 법이 10대 성폭력자에게 지나치게 관용적’이라는 점을 꼽는다. 즉, 우리나라 10대 성폭행은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진 인터넷 폐해와, 공교육 및 가정교육의 실패, 그리고 법의 미비함이 만들어낸 일종의 사회병리 현상이라는 지적이다.

 

◆10대 성범죄의 사각지대 ‘인터넷’

오원웅 연세기독상담센터 간사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발달한 한국의 인터넷이 10대의 성범죄 폭증이라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면서 “우리나라 10대들은 부모와 학교, 공권력의 통제에서 벗어나 있는 인터넷 세상을 이용해 각종 성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말했다.

입시경쟁에서 낙오한 학생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교육 시스템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모임 최혜정 서울대표는 “우리나라 10대들은 공부에 대한 강박관념이 유난히 강한 데다, 부모들은 바빠서 대화할 시간도 없고,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곳이라곤 PC방이나 노래방밖에 없다”며 “결국 비뚤어진 10대의 일탈행위가 성폭행으로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가정 성교육의 실패

미국 등 선진국에선 학교나 가정에서 성교육이 공개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뤄지는 반면, 우리나라는 여전히 성교육이 미비한 실정이다. 지난달 교내 집단 성폭행이 발생한 경기도 가평의 중학교는 성교육을 단 한 차례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부모가 자녀와 성문제를 토론하는 것을 기피하는 보수적인 가정 분위기와, 이혼 등 가족 해체로 인한 가출 청소년 증가도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송원영 건양대 심리상담치료학과 강사는 “학교와 가정이 학생 성범죄를 예방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우리나라에선 이런 기능이 거의 부재해 10대 성범죄를 양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범 양산하는 솜방망이 처벌

청소년을 ‘전과자’로 낙인 찍는 것을 막기 위해 ‘솜방망이’ 처벌로만 일관해온 사법 시스템도 원인이다. 우리나라에선 법을 저촉한 소년(12~14세, 형사미성년자로 형사책임능력이 없기 때문에 형벌이 아닌 보호처분을 받음)이나 초범의 경우 형사처벌보다는 훈방이나 보호관찰 처분을 받는 사례가 많다. 경기대 이수정 교수는 “경찰, 검찰, 법원에 이르는 몇 개월 동안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은 아무런 치료 프로그램도 받지 않고 무방비로 방치돼 있다 풀려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10대 강간범의 재범률은 27.3%로 3명 중 1명꼴이다.

◆“독일식 무관용(無寬容) 정책 도입해야”

전문가들은 독일의 학교폭력 예방대책인 ‘무관용(無寬容) 정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독일에선 가해학생들이 학교에 다니면서 주말에 감옥 생활을 하도록 지도와 처벌을 병행하는 프로그램으로 효과를 보고 있다. 가해 학생의 폭력이 심각하거나 반복적이면 소년 교도소나, 수감 상태에서 교육·치료를 하는 청소년대안교육센터에 입소한다. 이뿐 아니라 잦은 비행을 일으키는 청소년은 ‘대안 치료교육센터’에 보낸다. 이곳에서 숙식하면서 전문가로부터 공격성향을 약화시키고 분노를 조절하는 프로그램, 명상 등의 전문치료를 받는다. 미국 또한 1990년대 10대 성폭력이 늘어나자,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대책을 강화했다. 현재 미국에는 청소년 성범죄 치료와 평가를 담당하는 800명의 전문가 집단인 전국 청소년범죄자네트워크(NAPN)가 작동 중이고, 700개에 달하는 치료 프로그램이 적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