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음식·건강

김기중 셰프에게 배우는 보양식 - 기력을 회복시키는 장어

예성 예준 아빠 2010. 1. 27. 20:59

얼마 전까지만 해도 유명 레스토랑의 명성이 오직 '맛'에만 초점이 맞춰졌다면 요즘에는 어떤 셰프가 요리를 선보이느냐가 그 레스토랑의 모든 것을 대변한다.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 \\'아시안라이브\\'의 김기중 총주방장은 26년 경력의 일식 전문 요리사. 그가 대표적 보양식 재료인 장어 본연의 맛을 살린 건강 레시피를 공개한다.



일본 요리에서 보양식 재료로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을 꼽으라면 단연코 장어다. 늘 일정한 체력을 유지해야 하는 스모 선수는 물론 기력이 떨어진 노인이나 환자까지 일본 사람들은 장어를 두루 찾는다.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 \\'아시안라이브\\'의 김기중 총주방장에게 일식 요리 중 보양식으로 꼽을 만한 것을 추천해달라고 부탁했을 때, 그 역시 망설임 없이 장어 요리를 꼽았다.

"장어는 단백질과 지방이 풍부해 사계절 사랑받는 보양식 재료입니다. 허약 체질의 원기 회복은 물론 장어의 지방은 불포화지방산이라 각종 성인병 예방에도 효과적이죠." 그가 요리에 사용한 장어는 민물장어와 바닷장어 2가지. 비슷한 듯 보이지만 맛은 물론 재료 손질법이 확연히 다르다.

흔히 뱀장어로 불리는 민물장어는 흙냄새가 배어 있고 기름기가 많은 편이다. 그의 민물장어 조리법 노하우는 바로 초벌구이에 있다. 양념을 바르지 않은 상태로 초벌구이를 한 뒤 15분 정도 김이 오른 찜통에서 쪄내면 찜통 아래로 쌀뜨물처럼 뽀얀 액체가 떨어진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민물장어는 흙냄새와 잡냄새가 없고 기름기가 일정 부분 제거돼 한결 담백하다. 반면, 바닷장어는 붕장어 혹은 아나고로 불리기도 하는데, 회로 먹을 수 있을 만큼 기름기가 적고 맛이 깔끔해 다양한 요리에 활용되며 단순한 조리과정으로 재료 자체의 맛을 살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겨울, 찬바람에 기력이 떨어진 이들을 위한 김기중 셰프의 시크릿 레시피, 일식 장어 요리를 소개한다.



장어 전복 모둠찜

재료
바닷장어 1/2마리, 전복살 1개분, 관자 2개, 아스파라거스 1대, 토란·죽순 50g씩, 송이버섯·표고버섯 1개씩, 은행 5알, 고명용 채소·녹말 약간씩, 전복소스(가쓰오부시 국물 1컵, 청주 1/2컵, 맛술·간장 2작은술씩, 소금 약간), 가쓰오부시 소스(가쓰오부시 국물 8큰술, 맛술·간장 1큰술씩, 녹말물 약간)

만들기
1 바닷장어는 살 쪽에 칼집을 촘촘히 넣은 뒤 녹말을 입혀 끓는 물에 데친다. 2 분량의 재료를 섞어 만든 전복소스와 전복살을 냄비에 넣고 약한 불에 1시간 동안 익힌다. 전복이 부드럽게 익으면 얇게 편으로 썬다. 3 관자는 깨끗이 손질해 끓는 물에 살짝 데친다. 4 아스파라거스, 토란, 죽순은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끓는 물에 삶은 뒤 소금으로 약하게 간한다. 5 송이버섯은 길게 편으로 썰고 표고버섯은 밑동을 제거해 손질한다. 6 접시에 손질한 ①~⑤의 재료와 은행을 보기 좋게 담고 랩으로 덮어 김이 오른 찜통에 올려 15분간 찐다. 7 ⑥에 분량의 재료를 섞어 만든 가쓰오부시소스를 끼얹은 뒤 고명용 채소를 얹어 낸다.



모둠 보양냄비

재료
민물장어·대구살·닭다리살 100g씩, 관자 4개, 대하 1마리, 중합 2개, 배추 잎 1~2장, 대파(흰 부분) 1대, 느타리버섯 3개, 표고버섯 1개, 무 30g, 팽이버섯·쑥갓 1줌씩, 가쓰오부시소스(가쓰오부시 국물 2컵, 맛술 2큰술, 간장 1큰술, 소금 1작은술)

만들기
1 민물장어는 깨끗이 손질해 초벌구이 한 뒤 김이 오른 찜통에 올려 10분간 쪄낸다. 2 대구살, 닭다리살은 먹기 좋은 크기로 썰고 관자, 대하, 중합은 깨끗이 손질한다. 3 ②의 재료를 끓는 물에 살짝 데치고 찬물에 식힌 뒤 체에 밭쳐 물기를 뺀다. 4 배추 잎은 길게 반으로 갈라 다시 3등분하고 느타리버섯, 표고버섯, 무는 먹기 좋은 크기로 손질한다. 5 냄비에 분량의 재료를 섞어 만든 가쓰오부시 소스를 붓고 끓인다. 6 ⑤에 ①, ③의 재료를 넣고 한소끔 끓으면 ④의 채소를 넣어 끓인다. 끓이는 도중 떠오르는 불순물을 제거한 뒤 마지막에 팽이버섯과 쑥갓을 올려 낸다.



일식 요리는 얼핏 복잡해 보이지만 비결은 식재료의 섬세한 맛을 살려내는 데 있다. 본연의 맛을 살리기 위해 사용하는 모든 재료를 정성스럽게 손질하는 것이 요리의 기본이라고 말하는 김기중 셰프.

일식 요리는 눈으로도 즐기는 것으로 유명하다.더욱이 모둠찜처럼 다양한 재료를 한 접시에 담아 낼 때는 그릇과 담음새가 더욱 중요하다.

■촬영협조 /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02-3452-2500) ■진행 / 정지연 기자 ■사진 / 홍태식(프리랜서)

[레이디경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