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의 눈물,
그리고 떠나는 그 분의 뒷모습
임을 떠나보내는 날 하늘 높이 울려퍼진 애도의 노래.
노란물결이여, 한반도 구석구석까지 일어라
시민영결식이 거행되었습니다.
시민 영결식은 일반 시민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떠나 보내는 자리로,
영결식보다는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습니다.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쓴 추도사를 읽고 노 전 대통령의 생전 모습을 담은 영상 등이 상영되는 등,
그들 나름대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보내드렸습니다.
하늘 높이 울러퍼지는 추모곡에 시민들의 눈시울이 붉디 붉어졌는데,
왈칵 쏟아지는 눈물을 참아내지 못하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신 분도 많았습니다.
영결식장에서 나온 운구행렬이 서울광장에 들어서자
시민들은 노란 풍선을 하늘로 날리는가 하면, 운구차에 노란 비행기를 날리며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하는 등,
상당수 시민들은 고인을 상징하는 노란 색깔의 햇빛가리개 모자를 쓰고 나와 노란 풍선을 흔들며 고인을 추모했습니다.
떠나는 길에 시민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바친 곡
양희은 님의 '아침이슬'과 '임을 위한 행진곡'은 시린 가슴을 더욱 더 저미게 하였는데요.
한때 금지곡이 되었던 민중가요들.
5월 18일이 되면 한반도 전체에 울려 다시금 가슴을 불태우게 했던 노래들이
노 전 대통령을 떠나 보내는 오늘 거리 곳곳에 울렸습니다.
그 분의 삶처럼 강직하고, 올곧아 70년대 당대 젊은이들의 목소리를 한데 모았던 이 노래들은
노 전 대통령의 정신과 생전의 모습을 닮아있어 더욱더 슬프게 들렸습니다.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 또 쉽게 잊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노래는 천년이고 만년이고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오랫동안 기억되는데요.
많은 아픔을 가지고 있는 노래에, 또 슬픔 하나를 더 추가하면서 부디 노래와 함께 그 분이 오래도록 기억되길 바라는 마음을
조심스럽게 담아봅니다.
아침이슬 - 양희은
긴 밤 지새우고 풀잎마다 맺힌
진주보다 더 고운 아침이슬처럼
내 맘의 설움이 알알이 맺힐 때
아침동산에 올라 작은 미소를 배운다
태양은 묘지 위에 붉게 떠오르고
한낮에 찌는 더위는 나의 시련일지라
나 이제 가노라 저 거친 광야에
서러움 모두 버리고 나 이제 가노라
"임을 위한 행진곡"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동지는 간데없고 깃발만 나부껴
새 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
깨어나서 소리치는 끝없는 함성
앞서서 가나니 산 자여 따르라
앞서서 가나니 산 자여 따르라
- 백기완 시 -
2004년 5·18 기념식 때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부른 <임을 위한 행진곡>
임을 위한 행진곡은 광주민중항쟁에서 마지막까지 총을 들고 싸우다 전사한 윤상원과 그의 들불야학 동지 박기순의
영혼결혼식에 바쳐진 노래입니다.
'1980∼1990년대에 젊은 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누구나 불러봤을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은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이 일어난 지 2년 후에 탄생했습니다.
그 날은 5·18 당시 시민군 대변인으로 장렬한 최후를 맞았던 윤상원과
연탄가스 중독으로 숨진 여성 노동자 박기순의 ‘영혼 결혼식'이 있었던 날입니다.
결혼식이 끝난 후 소설가 황석영과 광주지역에서 문예운동을 하던 후배 15명은
광주 운암동 황석영 집에 모여 윤상원을 위한 추모활동을 모의하는 중에,
백기완(통일운동가)의 시 묏비나리'를 원작으로 황석영이 작사하고, 김종률(당시 전남대 3학년)이 작곡한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은 바로 이렇게 만들어진 노래입니다.
그들 중 누구도 이 노래가 한국 민주화운동을 대표하는 노래가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고,
우리는 이 노래을 지도자를 보내는 자리에서 부르게 되리라곤 전혀 생각지 못했습니다.
부디 좋은 곳으로 가셔서 편안해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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