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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물 다 안 먹기·스낵류 피하기 등 노력을
어느 날 진료실을 찾은 55세 남자 A씨는 워낙 먹는 것을 좋아해서 맛있다는 음식점은 거의 안 가본 데가 없었다. A씨에 대한 영양평가 결과, 칼로리와 지방의 섭취가 높게 나왔는데, 눈에 띄는 것은 하루 소금 섭취량이 22㎎에 달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짜게 드시는 편이냐”고 물어보았더니 본인 대답은 “보통”이라는 것이다. 그는 건더기는 남겨도 국물은 끝까지 다 드셨고, 각종 젓갈류나 장아찌도 즐겨 먹는 편이었다. A씨는 정밀 검사 결과, 고혈압과 함께 조기 위암으로 진단됐다.
한국인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은 위암이다. 위암은 아직 그 원인이 정확히 밝혀져 있지 않지만, 소금, 젓갈 등 염장식품, 태운 음식과 뜨거운 음식, 그리고 헬리코박터균 감염 등이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그 중에서도 소금과 젓갈류의 과다 섭취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큰 문제로 지적된다.
짜게 먹는 식습관은 위암 외에도 고혈압·뇌졸중 등의 원인이 될 뿐더러 자신도 모르게 더 많은 칼로리를 섭취하게 하여 비만을 일으키기도 한다. 반찬이 짜서 밥으로 입가심을 한다든지 게장 등 이른바 ‘밥도둑’의 맛도 알고 보면 다름 아닌 짠 맛의 마력인 것이다.
최근 조사에서 우리나라 사람 1인당 평균 하루 소금 섭취량은 12.5㎎(액체에 녹아 있는 양)으로, 미국 8.6㎎, 과 그리스 9.7㎎보다 높다. 이 나라들의 위암 발생은 우리보다 현저히 적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량은 1일 5㎎ 이하이다.
그러나 한국인 중에 소금 섭취량이 하루 10㎎ 이하인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자신이 아주 싱겁게 먹는다고 느끼지 않는 한은 대체로 그 이상 먹는다고 보면 된다. 사실 짜게 먹던 사람이 싱겁게 먹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필자는 다음과 같은 요령을 권하고 싶다. 처음에는 맛이 없어 못 먹겠다고 하다가 2주만 해보면, 그동안 짠 음식이 입안을 얼마나 얼얼하게 했는지를 깨닫게 될 것이다.
첫째, 집에서 하는 음식은 어느 것이나 이전에 넣던 소금 또는 간장을 반만 넣어 조리한다. 대신 식탁에 가족 각자가 간을 더 볼 수 있게 소금을 준비해 둔다. 짠 음식을 싱겁게 하기는 쉽지 않지만 싱거운 음식은 소금만 더 넣으면 맛을 버리지 않고도 짜게 할 수 있다.
둘째, 국·찌개·탕·라면 국물 등을 가능한 한 적게 먹는다. 싱거운 국물이라도 많은 양을 먹으면 실제로는 많은 소금을 섭취하게 되기 때문이다.
셋째, 김치·깍두기 등은 가급적 싱겁게 담그고, 장아찌·젓갈 등은 한 번에 적은 양을 먹는다.
넷째, 식당에서 조리되어 나오는 음식은 자신이 염분의 정도를 조절할 수가 없는 데다, 대부분 음식이 짜기 때문에 외식 횟수를 줄여야 한다.
다섯째, 불가피하게 외식 자리에서 곰탕이나 설렁탕 등을 먹을 때는 소금을 따로 치지 말고, 김치나 깍두기 등을 더 먹음으로써 대신한다. 육개장 등 이미 짜게 조리된 음식과 밥을 같이 먹는 경우에는 밥을 국에 말지 말고 거꾸로 국에서 건더기와 약간의 국물을 밥에 말아 먹는다. 가능하면 조리할 때 짜지 않게 해달라고 요청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여섯째, 간식 중에는 짠 것이 많다. 대표적인 오징어로부터 시작해서, 소금이 첨가된 각종 땅콩류 및 치즈를 넣어 만든 스낵류 등이 그것이다. 이들은 염분이 많은 이외에도 영양가보다는 칼로리가 높은 음식이어서 가급적이면 피하는 것이 좋다.
일곱째, 소금 성분 중 문제가 되는 것은 나트륨인데, 이 나트륨은 염분 이외에도 화학조미료(글루탐산나트륨, 구아닐산나트륨)나 식품첨가물(아질산나트륨) 등에도 많이 함유돼 있다. 따라서 화학조미료를 덜 사용하고 가공식품의 소비를 줄이는 것도 나트륨 섭취를 줄이는 방법이다.
A씨는 수술을 받고 난 후 식습관을 바꿨다. 현재 그의 소금 섭취량은 하루 8㎎밖에 되지 않는다. 이제는 즐겨찾던 맛집의 음식들이 너무 짜게 느껴져 자주 갈 수가 없게 됐다. 현재 혈압도 정상으로 돌아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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